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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문 도서 리뷰

우리말 어감사전 같은 듯 다른 듯 헷갈리는 단어

by 북그란데 2024.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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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감사전 저자 안상순 책표지
우리말 어감사전 저자 안상순 책표지


영어 공부를 할 때 단어 뉘앙스와 속뜻을 이해하려고 구글 검색은 물론이고 챗GPT한테 물어보는 게 다반사다. 그러나 정작 우리말은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다. 그런 뜻이겠지 하고 쓰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잘못 알고 있었다. 

 
'심심한 사과'로 불거진 문해력, 어휘력 논란이 끊이지를 않고 있는 요즘《우리말 어감 사전》은 자주 쓰이는 단어의 속뜻과 유사어들의 미묘한 차이와 용법을 짚어준다. 저자 안상순은 30년 이상 국어사전 편찬 분야에서 일해왔다.  

#감정/정서/감성 

감정: 순간순간 어떤 자극에 따라 일어나는 심리적 반응이다.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심 등이 대표적인 감정이다. 일시적 심리 현상이다. 
무역 갈등으로 인해 양국 간의 국민감정이 악화되었다.  
 

정서: 오랜 시간 지속되는 기질적 심리나 성향이다.
급격한 성 개방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   

감성: 어떤 자극에 반응하여 마음에 느낌을 일으키는 성질이나 능력을 뜻한다. 감정과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창조적으로 발휘되거나 섬세한 정신으로 발현된다. 

☞예술적 감성, 시인의 감성
 

#감동/감격/감명

감동: 소설, 영화, 이야기 등에 크게 공감하거나 깨달음을 얻을 때

감격: 어떤 일을 극적으로 성취했을 때

감명: 작품이나 언행이 기억에 남을 만큼 훌륭하거나 아릅답다고 느껴질 때
 
감명과 감동은 서로 바꿀 수도 있고 다르게 쓰이기도 한다. 
☞테레사 수녀의 헌신적인 봉사와 사랑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명(=감동)을 주었다.
 

#거만/오만/교만 

거만: 겉으로 드러난 행동을 강조한다. 

오만: 심리적 태도에 초점을 맞춘다. 

교만: 오만보다 더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거만하거나 오만하지 않아도 교만할 수 있다. 겉으로는 겸손해도 속으로는 교만할 수 있다. 
 

#겸손/겸허/겸양

겸손: 남 앞에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낮추거나 다른 사람을 높이는 태도, 남을 먼저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자세다.

겸허: 자신이 늘 옳을 수는 없다, 자신에게도 부족함이 있음을 성찰하는 태도. 내면적 자기 성찰에 초점이 있다. 

겸양: 자기를 낮추거나, 자기 뜻을 굽히고 어떤 일을 남에게 양보한다. 
☞원만한 타협을 하려면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는 겸양의 미덕이 필요하다.
☞그는 일은 도맡아 하고 이름은 남에게 돌리는 겸양(=겸손)의 소유자였다.
 

#불법/위법/범법

불법: 특정 법을 위반한 상태를 말한다. ☞불법 주차, 불법 건축물

위법: 적법하지 않은 상태 ☞위법 건축물(건축법에 따른 사용승인을 받지 않고 지은 건축물)

범법 : 특정 법과 상관없이 법을 어기는 행위를 포괄적으로 이른다.

 

#여행/관광

관광 : 경치가 좋은 곳, 문화유적지, 기타 명소 등을 찾아다니며 보고 즐기는 행위. 여행의 한 종류를 말한다.

여행 : 자기 집에서 나와 낯선 곳으로 떠나는 행위다. 
 

#이유/원인

이유: 어떤 행동이나 현상이 일어나게 된 사정, 동기, 핑계나 구실 ☞제발 이유는 묻지 마세요

원인: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일어나게 만든 요소, 조건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다 

#책/도서/서적/책자 

책: 일상적으로 널리 쓰인다. 도서와 서적은 주로 문어에 쓰인다. 

도서: 도서관, 서점, 출판, 교육 등에서 사용한다


서적: 분류 영역에서 사용한다. 


책자: 정보나 내용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든 책이다. 홍보 책자, 안내 책자, 소개 책자 등이 있다.
 

느낀 점

다채로운 글쓰기에 어휘력과 표현력은 꼭 갖춰야 할 스킬이다. 이 책은 어휘력 수준을 점검해 보는데 제격이다. 

글쓰기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어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어휘력이 빈약하면 글감이 좋아도 맛깔스러운 글이 나오지 않는다. 적절한 어휘와 표현을 쓰느냐에 글의 품격이 올라간다. 

사이토 다카시 교수는《독서력》에서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있으면 필사를 하라고 한다. 평소에 잘 쓰지 않는 표현을 연습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김선영 작가는《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에서 어휘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고전문학을 필사해 보라고 추천한다. 자주 접하지 못하는 문어체 단어를 익힐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작가 제인 오스틴이 쓴《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이라는 소설이 있다. 제목에서 영어 'pride'는 오만, 자만심, 우월감, 긍지, 자부심 등 여러 가지 뜻이 있다. 그러나 우리말에서는 거만, 오만, 교만은 구별해야 한다고 한다. 우리말의 미묘한 차이를 알면 영어 원서나 번역본을 읽을 때 훨씬 이해가 빠르다.
 
나의 한 줄 리뷰 → 나의 어휘력 한번 짚고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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